1970년대야말로 지금의 4060 세대에게는 시각적으로 그리고 청각적으로 강렬히 꽂혔던 매체였다. 그 피 흘리던 김일 선수의 통쾌한 역전 박치기승이며,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맹활약한 구봉서 서영춘 배삼룡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과연 1970년대 TV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비교적 정확하게 당시 프로그램과 편성 및 시대 상황을 꼼꼼하게 기록한 'MBC 연표'를 참조, 70년대 TV방송 풍경을 연대별로 추억해 봤다. 1970년 아무래도 TV 초창기에는 외화와 외국산 애니메이션이 방송을 많이 탔다. 이 해 가장 눈길을 끄는 외화는 '왈가닥 루시'. 10월25일 첫방송돼 75년 4월6일까지 총 224회나 방송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원조 '미드 열풍'이었던 셈. 또한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의 효시라 할 '톰소여의 모험'도 이 해 첫 방송됐다. 지금이야 이종격투기, 프리미어리그, PGA 등에 완전히 밀려났지만 당대 최고의 스포츠 중계는 킹스컵 축구, 프로권투, 프로레슬링이었다. 킹스컵 결승-한국 대 태국전, 세계 헤비급 프로권투 위성중계-조 플레이저 대 보브 포스전, 프로레슬링 아시아 헤비급 챔피언 쟁탈전-김일 선수 방어전 등의 인기는 요즘 박지성이나 최경주 인기 못지 않았다. 1971년 사각의 링에서 펼쳐지는 프로권투의 인기는 당시 최고였다. 71년 3월9일 낮12시에 방송된 '프로권투 세계 헤비급 위성중계-플레이저 대 클레이'는 당시 KBS MBC TBC 3사가 공동으로 중계했을 정도. 특히 이 경기는 한국 TV 사상 최대의 중계료인 '700만원'이 들어간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71년은 또한 국민드라마 '수사반장'이 첫 방송된 해였다. 토요일 주간 단막극 형식으로 3월13일 MBC에서 처음 방송�던 것. 최불암 김상순 조경환 노경주를 비롯 지금은 고인이 된 남성훈 등이 고정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1989년 10월12일 880회 '서울은 비'로 막을 내릴 때까지 서민적 캐릭터와 미스터리 기법, 경쾌한 타이틀 음악 등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밖에 제1회 박대통령컵 쟁탈 축구대회-한국 대 말레이시아전도 당시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다. 캐스터는 당시 MBC 아나운서였던 변웅전씨. 또한 '밀림의 왕자 레오' '톰과 제리' 같은 기라성같은 애니메이션이 국내 첫방송된 것도 1971년이었다. << 수사 반장 >>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선포로 기억되는 1972년. 때가 때인지라 11월, 12월에는 '오늘의 좌표-유신헌법과 국민투표' '국민투표 실황 중계방송' '제8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과 유신헌법 공포 실황중계' 등의 프로그램이 집중됐다. 드라마로는 김수현 극본, 전양자 최불암 정혜선 주연의 일일연속극 '새엄마',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양훈 양석천 콤비가 진행한 '홀쭉이와 뚱뚱이' 등이 추억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 양훈 양석천 콤비 >> 1973년 1973년엔 MBC '장학퀴즈'를 빼놓을 수 없다. 2월18일 차인태 진행으로 첫회가 방송됐던 것. 점수판 밑에 까만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진지하게 문제를 풀던 모습이 당시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출제 문제판을 수동으로 사람이 뒤집던 풍경도 새록새록. 차인태와 함께 한 여성 진행자는 이용자 조명희 문송희 안종순 장혜진 조일수 아나운서. 반공이 최우선의 화두였던 시대였던 만큼, 주간 반공드라마 '113 수사본부'도 큰 인기를 끌었다. 전운 오지명 정욱 주연으로, 이병훈 PD 등이 연출을 맡은 이 드라마는 83년까지 방송됐다. << 장학 퀴즈 >>
1974년 이 해에는 유독 굵직굵직한 스포츠 중계가 많았다. 7월4일엔 '프로권투 세계 밴텀급 타이틀전-홍수환 대 아놀드 테일러전'이 방송됐고, 한달뒤인 8월4일엔 '챔피언 스카웃-동양미들급 타이틀전 유제두 대 오자키 노부요시'가 방송됐다. 특히 매주 일요일 밤에 방송되던 MBC '챔피언 스카웃'의 타이틀 음악은 당시 꼬맹이들이 흥얼거릴 정도로 중독성이 강했다. 8월15일엔 당시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방송에서는 17일부터 3일 동안 오락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한 채 추모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당시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 촬영장면엔 육영수 여사의 저격 순간이 생생히 담겨, 수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됐다. 1975년 '제3교실'은 지금도 40~50대가 추억하는 대표적인 청소년 드라마. 7월8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당대 톱스타였던 이정길과 이효춘이 주연을 맡았으며,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1980년까지 방송됐다. 또한 이 해에는 '웃으면 복이 와요' '유쾌한 청백전' '토요일 토요일 밤에' 같은 대표적인 장수프로그램들이 300회를 동시에 맞았다. 1976년 온갖 기인들과 재주꾼들이 총출동한 SBS '스타킹'의 원조를 꼽으라면 단연 1976년 4월 첫방송된 '묘기대행진'이었다. 변웅전 아나운서의 구수한 진행으로 당대 기인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 전국 시청자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80년까지 방송됐다. 변웅전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과 함께 일요일 아침의 '명랑운동회'까지 진행을 맡은, 명실상부한 당대 최고의 스타 아나운서였다. 프로권투의 인기도 여전했다. 6월엔 무하마드 알리가 방한, 각 방송사들은 김포공항 실황까지 내보냈고 이어 '알리 환영의 밤' '특집 쇼 알리와 함께' 등을 통해 알리에 쏠린 국민적 호기심을 풀어줬다. 지금 기준으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나 축구선수 티에리 앙리보다 더 인기가 높았던 셈. 1977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는 지금의 단순한 영애와는 차원이 달랐다. 육영수 여사 사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던 감정도 달랐고, TV가 대하던 격도 달랐다. 신년 벽두 TV에선 대담프로그램으로 '대통령 영애 박근혜 양과 함께'가 방송을 탈 정도였다. 이밖에 지금 기준으로야 당장 성희롱 비판이 나올 정도로 남아들의 성기까지 그대로 노출시킨 '전국 우량아선발대회', 지금은 케이블 TV로 옮겨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이수만 명현숙이 MC를 본 제1회 대학가요제 등도 추억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다. 1978년 지금에만 TV 특선영화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당시 극장에선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TV 특선영화 역시 이들 위주였다. "어디서 날아왔나 전자인간 337~~"이라는 주제가가 기억에 남는 '전자인간 337'이 어린이날 특집으로 방송된 것도 이 해였다. 드라마 중에선 '청춘의 덫'의 인기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8월19일 MBC 주말연속극으로 첫방송된 '청춘의 덫'은 사랑과 배신, 복수 등 전형적인 갈등구조를 김수현 특유의 화법과 스피드한 전개로 그려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주연은 이정길 이효춘 박근형 등이 맡았다. << 드라마 청춘의 덫 >>
1979년 10월26일 박 대통령의 서거로 방송은 정규편성을 중단, '애도 박정희 대통령 그 인간성' '명복을 빕니다' 같은 추모방송을 11월 들어서도 연이어 내보냈다. 11월10일의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 시국에 관한 특별담화 발표' 등 시국은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정작 당시 TV 편성표에선 12.12 쿠데타 관련 방송은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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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생일,생년월일 같은사람들찾기모임
글쓴이 : 행복한 항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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