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야 암 막는다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 암을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금연, 균형 잡힌 식습관, 꾸준한 운동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사무직과 컴퓨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운동은 암 발생 위험을 얼마만큼 낮추고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암을 예방하는 것일까. 중등도 이상의 운동, 즉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대략 10%의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장윤정 국립암센터 박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면서 "모든 암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흡연자는 위암과 간암, 비흡연자는 폐암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주요 연구 결과를 분석해보면 운동과 가장 관련이 깊은 암은 대장암이다. 2007년 세계암연구재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동은 대장암과 직장암 예방에 확실한 효과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암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폐경 전 여성보다 폐경 후 여성에서 유방암 예방 효과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영향을 크게 받는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장 박사는 "운동을 하면 대장암 위험이 평균 40~50%가량 줄어들고 유방암 위험은 30~40% 정도 감소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성인의 경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시행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큰 근육을 오래 사용하는 유산소운동은 약간 숨이 찰 정도로 할 경우 일주일에 150분 이상, 숨이 가쁠 정도로 할 경우 75분 이상 시행해야 한다.
속보, 탁구, 가벼운 물건 나르기, 천천히 하는 수영 등이 중등도 운동에 속하며 조깅, 축구, 농구, 태권도, 등산, 빠른 속도로 자전거 타기, 빠른 수영, 무거운 물건 나르기, 줄넘기 등이 고강도 운동에 포함된다.
이처럼 약간 숨이 차는 중등도 운동과 숨이 가쁜 고강도 운동을 적절히 섞어가며 운동해야 효과적이다. 하루에 몰아서 해서는 안 되고 최소 일주일에 3회 정도로 나눠서 시행해야 한다. 단 유산소운동은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 지속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송욱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중등도 운동을 일주일에 300분 이상 할 경우 대장암, 유방암 등 질환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면서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가장 좋은지 정답은 없고 정도의 상한선도 정해진 바 없다"며 가급적 자주 운동할 것을 권했다.
뼈의 강도와 밀도를 증가시키고 근육을 단련시키기 위해 유산소운동과는 별개로 근력운동을 시행해야 한다. 다리, 엉덩이, 등, 가슴, 어깨, 복부, 팔 등 신체 모든 근육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운동이어야 하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역기 및 아령 들기, 철봉 매달리기, 암벽 타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한 동작을 8~12회 정도 반복하고 이를 총 2~3세트 해야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실시해야 하며 처음에는 다소 가벼운 동작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가 센 운동 순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라면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걷기'가 부상 위험이 적고 효과가 좋아 어르신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어르신들도 유산소운동과 함께 팔굽혀펴기, 아령 들기 등 근력 강화 운동, 유연성 및 균형 감각을 증진시키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과 맨손체조가 대표적인 예다. 스트레칭은 한 자세를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30초 이상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회장은 "평소 본인의 능력을 고려해 운동 수준을 정해야 한다"면서 "운동을 통해 능력이 증대되면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질병 발생을 낮추기 위해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면서 "이를 꾸준히 실천하면서 평소에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미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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