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그네가 어느 마을의 당산나무 밑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는 지친 다리를 주무르면서 곁에 있던 농부에게 물었다
"다음 마을까지 가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그런데 그 농부는 아무 대꾸도하지 않았다.
나그네는 그 농부가 혹시 듣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재차 물었다.
"마을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리느냐구요?"
여전히 농부는 묵묵부답 이었다.
나그네는 이 농부는 분명 귀머거리일 거라
단정하고 당산나무 밑에서 일어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그네가가 대여섯 걸음 정도 걸었을때.
누군가 뒤에서 그를 부르는 것이었다
나그네가 뒤돌아보니 뜻밖에도 그 농부였다.
"마을까지 가려면 한두 시간 걸리겠습니다."
농부의 말을 듣고 나그네는 화가 났다.
그렇게 알러줄 거면 진작 일러주지.
왜 좀전에는 귀머거리 시늉을 하고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던 것이다.
"좀전에는 왜 가르쳐주지 않았소?"
나그네는 화가 나서 물었다. 그러자 그 농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 걸음의 속도와 보폭을 알아야 다음 마을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말해줄 수 있을게 아니오."
나그네는 농부의 깊은 생각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출처 : 사오십대 쉼터
글쓴이 : 네잎클로버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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