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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발소의 추억

by 따그니(화려한백수) 2012. 2. 17.


★...“슥삭슥삭” 날 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면도날이 턱선을 따라 흐른다. 상쾌한 느낌이다. 눈은 감고 있지만 면도날에 잘려나간 사흘 묵은 수염이 보이는 듯하다.
이발사의 손끝은 날렵하고 따뜻하다. 전기면도기나 일회용 면도기와는 비교가 안 된다. 포근한 졸음이 몰려온다.
서울 만리동 시장 뒷골목에 자리 잡은 성우이용원. 80년이나 됐다는 이곳은 '추억'을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외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이용원을 지키는 사람은 이남열 (59)씨.

말가죽으로 칼을 갈아 면도하고 바리캉으로 머리를 자른다. 18살 때부터 같은 자리에서 40여 년이 흘렀다.
“면도는 왼손으로 하는 겁니다. 오른손은 면도칼을 그냥 대고만 있는 거죠. 왼손 엄지로 얼굴을 따라 부드럽고 강하게 당겨야 합니다. 이게 기술이죠.”
면도칼은 일제시대 때부터 아버지가 쓰시던 것을 아직도 쓴다. 말가죽은 50년대부터 사용했다.

얼마나 갈고 몇 명이나 면도를 했을까? 이씨의 손놀림은 장자(壯子)에 나오는 요리사 포정의 칼솜씨가 '도'(道)에 이르렀듯이 이미 기술의 경지를 넘어선 듯 보였다.
이씨는 이발 손님은 하루 10명만 받는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기 위함이다. 그래도 성우이용원에는 언제나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넉넉히 기다리거나, 혹은 다음날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머리 때 묻은 가위 이발을 고집하는 이씨는 아직도 매일 아침 말가죽에 면도칼을 간다. “슥삭슥삭” 세월을 문지른다./조선일보
















▒▒☞[출처]조선일보

출처 : 배움의장 쉼터
글쓴이 : 이지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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