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그에게도 화려한 어제가 있었노라
반평생을 다니던 직장을 물러난 뒤
그동안 소홀했던 자기 충전을
위해
나는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놀라지 마시라.
처음 나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인
하바드대학원.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바드대학원은
하는 일도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다.
하바드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동경대학원을 다녔다.
동네 경노당이라는 곳이다.
동경대학원을 마치고 나니 방콕대학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 콕들어박혀 있는것이다.
하바드→동경→방콕으로 갈수록 내려 앉았지만
그래도 국제적으로 놀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는사이
학위라고 할까 감투라고 할까 하는것도 몇 개 얻었지.
처음 얻은 것은 화백→화려한 백수.
다음으로 우리 집 사람이 부쳐준게 있다.
마포불백이다.
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란다.ㅠㅠㅠ
세번째로는
장로다.
교회에 열심히 나가지도 않았는데 왠 장로냐고 물을 수
있지만...
장기간 노는 사람을 장로라고
한다는군.
장로로 얼마간 있으니
목사가 되라는 것이다.
장노는 그렇다치고 목사라니, 이유가 있다.
목적없이 사는 사람이
목사라더군.
개신교 감투만 쓰면 종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할까봐
불교 쪽 감투도 하나 썼다.
그럴듯 하게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노석에 정좌하여
눈감고 참선하니 지공선사 아닌가.
성당 교우들은 나를 이렇게도 부르더군.
주한미대사라고.
그게 이런뜻이더군.
주일 내내 한가하니까 미사에 대체로 많이 오는 사람이라는 거야.
다, 좋다 이거야.
중요한 건 나도 왕년이 있었구,
당신들도 언젠가 나 처럼 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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