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상아 반 정호
천정에 드리운 적막함이 낯설다
어릴 적 아픔을 참지 못해 벽을 향해 돌아누워 빈대 똥이
숨어있는 벽지를 살금살금 찢으며 옆으로 누운 체
흘리던 눈물이 생각난다.
몇 일 전부터 조금씩 가슴통증이 있었고 배가 아팠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좋은 날씨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밖을 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아파오더니 급기야 감당하지 못할 만큼
몸이 아팠다.
밀려오는 복통
송골송골 솟는 땀방울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찾아가는데
단 3-4분짜리 신호등 몇 개를 통과하는 시간이 마치 30년의 그것처럼
느껴지는 지루한 초조.
숨쉬기조차 버거운 호흡은 마치 42.195킬로미터를 달려온
마라토너 보다 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길 건너 병원을 바라보지만
좀체 바뀌지 않는 신호등의 야속함
그 와중에서 신호를 지키려는 나는 바보일까?
점점 흐려지는 동공의 초점은 희미한 안개를 눈目속에 넣어준다
급기야 신호가 바뀌고 핸들을 돌려 병원주차장으로 입성? 은 했는데
금방이라도 터질 듯 한 복부통증.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가 수납에 다가가 무었을 묻는 듯 한테
담당자는 그 사람에게 일일이 대답을 하는지 미루어지는 응급실 가는 길.
인생에 누군가의 방해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기는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
저렇게 방해자가 있다는 것은 내 삶의 아이러니이다.
더 참지 못하고 수납 쪽 에 대고 애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빨리 접수해 주세요.
사람이 죽어요. 접수를 하다말고 뭐하는 겁니까!
행색이 그저 그런 남자는 수납대에서 물러나면서 뒤돌아 흘끔 쳐다본다.
학창시절 급한 나의 성질이 살아난다면 달려가 헤딩을 해 주고
싶을 만큼 얄밉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도 아닌 듯한 일로 업무를 방해 해 놓고 적반하장의
눈빛을 보내는 남자.
통증의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나의 애원하는 소리는 긴 의자에
거꾸러지듯 누우면서 배를 움켜쥐는 것으로 울분을 분출시켰다.
뒤이어 호명이 되고 천정에 길게 누운 형광등 불빛을 바라보며 좁은
이동식 침대에 몸을 누일수가 있었다.
“심전도 가져와!”
“미스 박 혈압 빨리 재요”
“자 가만히 계세요. 좋아질 겁니다.”
청진기로 배를 여기저기 짚어보고 혓바닥 밑에 느낌이 좁쌀만 한 알약을
넣어 주면서 다 녹아서 삼킬 때까지 통증이 오면 x선을 찍어 보자던 의사.
효과는 없었다.
다시 청진기를 대고 진찰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은 이상하다는 눈치였다.
“미스 박 x-ray 촬영준비 하세요.”
이제 인턴과정을 마쳤을법한 의사는 제법 능숙하게 지시를 한다.
옮겨진 방에는 덜렁 유리침대 하나 고문을 할 때에 사용을 함직한
얄궃게 생긴 기계가 천정에서 내려다보는 곳에 옷을 갈아입고 누우라 한다.
숨을 멈추고 쉬고를 반복하면서 앞을 찍고 뒤를 찍고 다시 서서 팔을
뒷짐을 집고 찍고 링거 통을 받쳐 들고 다시 좁은 침대로 돌아와
누웠을 때에는 시간은 이미 5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서서히 몸은 풀어지고 언제 아팠냐는 듯이 개운해 지는 몸은 마치 거짓말처럼
좋아지고 서둘러 집으로 왔는데..
정말 완쾌가 된 줄 알았다.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기운이 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열이 나더니 밤새 끙끙 앓아야 했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새벽을 밀고 길을 나설 때에는 현기중이 알코올농도
1.97%만취 아니 사경에 까지 갔다 온 듯 현기증을 몰고 왔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사하라에서 다져진 투지와 월남 정글에서 이를 갈며 살아온 역전의 용사가 아닌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앞으로 나아갔지만 그 후유증은 참 오래 갈듯한데
정작 나는 아부지의 명령을 어긴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우리 아부지 나에게 그러셨다.
평생을 살면서 경찰서와 병원은 가지말라고 하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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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꿈과 희망쉼터
글쓴이 : 상아 반정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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