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목 홍합과에 속하는 홍합은 열합, 담치, 합자, 담채(淡菜), 섭조개라 부른다. ‘규합총서’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 짜지만 홍합은 싱겁기 때문에 ‘담채’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담치가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며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있게 가꿔준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주요 영양소 타우린과 글리신, 글루탐산, 알기닌 등의 유리 아미노산과 숙신산, 젖산 등의 유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독특한 풍미를 가진다. 홍합에 들어있는 타우린은 시력회복, 당뇨병 예방, 콜레스테롤 상승억제에 효과가 있고, 비타민 B12는 악성빈혈 예방 및 DNA 합성에 효과가 있다. 무기질 성분인 철분과 아연도 들어있어 미각장애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효용 홍합은 다른 조개류에 비해서 지질 함량이 높다. 스테롤류와 비타민 D가 많아 간의 기능을 돕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한다. 특히 홍합국물은 시원한 맛을 내는 핵산류와 호박산이 들어있어 소화능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에게도 좋다. 또한 알코올성 간질환에 효과가 있어 간의 독소를 풀어주며 숙취 해소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제철과 선택법 홍합의 제철은 초겨울부터 초봄이다. 산란기인 늦은 봄과 여름에는 맛이 떨어지고 특히 5~9월에 채취한 홍합은 ‘삭시토닌(Saxitoxin)’이라는 독소가 들어있어 경우에 따라 약한 마비, 언어장애, 입마름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250여종이나 되며 중국의 북부, 일본, 우리나라의 마산, 진주, 충무, 여수, 삼천포에서 생산된다. 국내에 분포되어 있는 것은 2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큰 홍합을 담치, 중간 크기를 진주담치, 자연산을 돌담치라 부른다. 신선한 홍합을 구입하려면 입이 벌어지지 않고 껍데기가 깨지지 않은 것으로 흑자색의 광택이 나는 것이 좋다.
약효 한방에서는 홍합을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정기와 혈기를 주는 식품이라고 본다. 몸이 허약하고 밤에 식은 땀을 자주 흘리는 사람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또한 허리가 아프거나 자궁출혈, 대하증, 음위(陰?), 도한(盜汗), 요통, 동맥경화의 치료 및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황필수의 ‘방약합편’에는 ‘맛이 달고 성질은 따뜻하며 오래된 이질을 다스리고 허한 기운을 보하며, 음식을 소화시키고 부인에게 유리하다’고 하였다.
조리 포인트 홍합은 살색이 붉은 것이 암컷으로 맛이 좋으며 흰 것은 수컷으로 그보다 맛이 못하다. 홍합을 이용한 저장법으로는 쪄서 꼬치에 꿰어 말려서 보관하는 전통가공법이 있다. 이렇게 말린 홍합으로 국물을 내어 조림에 이용하기도 한다. 자연산이라 불리는 돌담치는 다져서 죽을 쑤어 먹기도 하는데 그 맛이 전복죽 못지않게 좋다.
어울리는 요리 가장 흔히 볼 수 있으며 손쉽게 이용하는 방법으로 껍데기를 잘 문질러 씻은 후 수염을 잡아당겨 제거하고 껍데기째 삶아 먹으면 시원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살을 발라 이용할 때에는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검은 수염을 잘라내고 내장도 잘라낸다. 데친 홍합에 간장, 설탕, 육수를 넣어 갖은 양념을 하여 조리는 홍합초가 있고, 울릉도에서는 자연산 홍합인 돌담치로 간장과 참기름을 두르고 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