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옹기팔러갔더냐"
어느 선비가 어찌나 가세가 가난하였던지
견디다 못한 부인이 장사라도 하기를 권했다.
"남들은 옹기 장사를 해서 배불리 먹고삽디다. 그러니, 당신도 한번 해보구려."
"내가 옹기 장사를?"
부인이 패물까지 처분하여 밑천을 마련해 주어 선비는
부인이 시키는 대로 곧장 저자에 나가서 옹기 한 짐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그러자, 부인이 중의 하나를 더 꺼내 주면서
"만일에 돈 대신 곡식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 중의를 벗어 아래를 묶어 가지고 담아 오세요."하는지라,
"그러마" 하고서는 먼 마을로 나가
"옹기 사시오. 옹기 사! 옹기를 살터이면 중의를 벗고 사시오."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자기로서는 옹기를 사는 사람이 곡식을 준다면
중의를 벗어서 담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만,
구름보고 한번웃어보세요
남이 듣기에는 매우 괘씸하게 들려 한 사내가 쫓아 나오면서
"이놈아, 지금 뭐라 했어?" 하고 덤벼들자.
선비는 무서워서 옹기 짐을 내동이 치고서 어느 논둑 밑에 숨어 있는데,
마침 그 앞에 개구리 한 마리가 자기처럼 가슴을 발딱 발딱거리며,
선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 선비는 "개굴아, 너도 옹기 팔러 갔더냐?" 하고 물으니까.
개구리가 대답 할 리 있나.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으니까.
"이런, 못된 놈이 어째서 어른이 묻는데, 대답이 없느냐?"하고
흙덩이로 때리니까.
개구리는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때서야 손바닥을 떨면서
"이놈아, 진작 깨 팔려 갔다가 쫓겨왔다 할 것이지,
괜히 나한테 맞지 않았느냐!"라고 외쳤다.
출처 : 배움의장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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