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들려주지 않는 건강이야기
"요즘 환자들은 너무 똑똑하다. 스스로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오는 경우도 다반사"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은 의학상식과 다른 일반상식을 신뢰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가끔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각종 의료정보를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다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SBS<백세 건강 스페셜> 2일 방송분에서 '의사들이 잘 알려주지 않는 건강이야기'를 통해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잘못된' 의학상식들을 꼬집었다.
영양제 좀 놔주세요 먼저, 영양제에 대한 지나친 오해다. 흔히 '피곤하면 한 대씩 맞는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 '링거(Ringer)'는 사실 혈관에 주세제를 투여하기 위한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 수분을 스스로 섭취할 수 없는 환자에게 혈관으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주입하는 영양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링거는 식염수, 소금, 약간의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시중에 파는 영양제 한 잔 먹는 것만도 못하다"며 "차라리 물 한컵 마시고 사탕 하나 먹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란색을 띄는 '방향족 아미노산'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 이를 보완하기 위해 투여하는 영양제인데, 잘못 남용하게 되면 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아미노산 수액제는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섭취하지 못하는 중증 이상의 환자이거나 단백질 섭취가 불가능한 고령자에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골에서는 '귀한 영양제'로 알려진 알부민도 남용은 금물이다. 알부민 제제는 피를 많이 흘려 쇼크 상태에 빠졌을 때, 혹은 화상·간질환·신장병 등을 치료할 때 혈액 내 단백질이 부족한 경우 투여한다. 이처럼 치료 차원에서 부족하면 안되지만, 넘치면 전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피로 회복제 주세요 일반적인 피로회복제의 효능에 대해 박경철 원장은 "간 기능을 좋게 만드는 약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세상의 모든 약은 간에 부담을 준다"며 "심지어 간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 제제마저도 다량 복용하면 간에 부담을 준다"고 덧붙였다. "간에 가장 좋은 치료는 간을 쉬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술 소비량이 늘면서 알콜 해독하거나, 간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음주 후 피로회복제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로회복제'로 알려져있는 드링크 제제들은 피로회복제 보다는 단순히 '맛있는 음료'에 가깝다. "드링크 제제에 카페인이 들어있어 각성 효과가 있지만, 이는 단순히 커피 한잔을 마셨을 때 기분이 이완되는 일종의 '위약 효과'일 뿐"이라고 전했다.
손발 저린 걸 보니 혈액순환이 안되나봐요 일반인들 중에는 손발이 저린 증상이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안돼 죽은 피를 뽑는다며 손을 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식을 가지고 병원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제일 난감하다"고 토로한다. 손발이 저린 증상의 95%는 '신경'의 문제다. 즉, 혈관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흔히 사람들이 체했을 때 손을 따면서 검은색의 피가 나오면 '죽은 피'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죽은 피가 신체 내부에서 순환할 경우 손발이 썩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검은 피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바로 "동맥을 찌르면 빨간 피가 나오고, 정맥을 찌르면 검은 피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 "체했을 때 손을 따는 것은 신경을 자극하기 위함이지, 썩은 피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발이 저린 증상은 주로 신경이 눌렸거나, 뇌에서부터 전달되는 신경 신호에 이상이 왔을 때 나타난다.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과'를 찾는 것이 옳다.
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면 못 끊는다? 혈압약에 '중독성'있다는 사실은 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다소 충격적인 사실은 혈압약에 중독석이 없는 것뿐 아니라 혈압이 조금만 높아도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혈압이 보통 120이 정상인데, 최근에는 140만 되도 혈압약을 드시라고 권한다"며 혈압 조절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혈관에 과하게 탄력이 생기면 심장이 펌프질을 더 활발히 해야하고, 이는 곧 심장에 무리를 준다. 때무에 혈압이 높으면 이를 떨어트려서 심장이 일을 덜 하도록 해야한다. 혈압도 습관형 질환이기 때문에, 약으로 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물론 기침 등 약간의 부작용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본인에게 맞는 혈압약으로 바꿔주기만 하면 된다고 박 원장은 귀띔했다.
디스크가 있어서 허리에 보조대를 일상적으로 착용한다 특히, 노인들 중에 구부러진 허리를 펴거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보조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짧은 기간 '치료'를 위해 복대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복대는 꼭 필요하지만, 허리가 원래 안 좋은 사람이 장기적으로 착용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몸을 지지하는 것은 척추뼈와 척추 근육"라며 "뼈가 안좋으면 근육을 튼튼하게 해서 몸을 지탱해야하는데 복대를 차면 오히려 근육이 가늘어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원리로, 체형 보정을 해주는 각종 여성용 코르셋도 건강을 해치기는 마찬가지. 코르셋은 먼저 장을 압박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만들고 간을 위로 올려 심장에도 영향을 줄 뿐아니라 골격까지 비뚤게 만든다. "코르셋을 한다고 해서 아름다워보이는지는 모르겠으나 건강 측면에서는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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