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주스뿐만 아니라 오렌지, 사과주스도 약을 먹을 때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자몽주스와 고혈압 치료제를 같이 먹으면 혈압이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이 1991년 발표됐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같이 먹어서는 안 될 음식과 약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가정의학회에서도 특정 약 성분이 들어 있는 고지혈증, 고혈압, 심부전증 치료제는 자몽주스와 같이 먹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자몽주스뿐만 아니라 오렌지나 사과주스도 약의 흡수를 막아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연구를 진행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자몽주스와 고혈압 치료제의 관계를 처음 밝혀내 주목을 받았던 캐나다 온타리오대 데이비드 베일리 교수.
알레르기-고혈압-일부 항암제 등 복용때 약 흡수 방해
다음은 베일리 교수가 발표한 주스와 같이 먹었을 때 약효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약들이다. 괄호 안은 성분이 들어간 약의 이름.
△항생제 중 시프로플로삭신(시프로, 프로퀸), 레보플로삭신(레바퀸),
이트라코나졸(스포라녹스) 성분
△혈압약(베타차단제) 중 아테놀롤(테노르민), 셀리프로롤(셀렉톨), 탈리놀롤 성분
△사이클로스포린 성분의 거부반응 방지제(젠그라프, 뉴오랄)
△에토포사이드 성분의 항암치료제 (베페시드)
자몽에서 약의 흡수를 막는 것으로 밝혀진 물질은 쓴맛을 내는 성분 중의 하나인 ‘나린진’이다. 연구에 의하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자몽주스, 나린진이 섞인 물, 맹물을 펙소페나딘 성분의 알레르기 치료약과
함께 먹게 했더니 혈액으로 전달되는 약 성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오렌지주스에 들어 있는 ‘헤스페리딘’이 나린진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사과주스에서 약물의 흡수를 막는 성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베일리 교수는 “약을 먹을 때는 먹기 2시간 전에는 이 같은 과일 주스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며 “물을 한 모금 먹는 것보다는 한 컵 정도 마시는 것이 알약을 녹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 “위에서 뜨거운 물보다 찬물을 더 빨리 내려보내기 때문에 약을 먹을 때는 찬물이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음식과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기 때문에 이런 약들을 계속 찾아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필라델피아에서 21일까지 열리는 미국화학회 연차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고 캐나다 캐나디언 프레스, 미국 방송 CBS,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등이 1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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