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산부에 방사능의 영향은? 어떤 대비책이 있나요?
우선 방사선이 방출되어 대기에 노출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 대해 알아보면 Gray(Gy), Miliigray(mGy), rad로 표현됩니다. 1 Gy 은 100 rad, 1,000mGy와 동일하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방사선의 노출량과 관련이 있으며 10 rad 이하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 이로 인한 생물학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단순 x 선 촬영의 경우 흉부 x선 촬영조사량은 30mrad (1rad=1000mrad)이며 이때 태아에게 노출되는 양은 약 0.07mrad정도이며, 복부 및 요추 촬영은 약 100mrad 이내이며 유방촬영도 15mrad 정도입니다. 단 치료 목적의 방사선은 대게 360-500rad 정도의 고용량 방사선을 사용합니다.
우선 태아를 떠나 젊은 여성으로서의 산모에 대한 영향을 알아 보겠습니다.
남녀를 떠나 약 400rad이상의 대량 방사선에 인체가 노출된다면 '급성 방사선 증후군'이라고 하여 식욕감퇴, 구역, 피로 등의 전구기를 지나 1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주증상기를 겪게 됩니다.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 중추신경계 장애, 식욕부진, 설사 등이 발생하며 발열, 설사 등은 탈수를 일으키므로 병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심하지 않다면 회복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회복하더라도 약 10년에서 30년 후부터는 유방암, 갑상선암, 폐암 등의 각종암과 백혈병 발생률이 증가하고 생식세포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젊은 여성에서 약 2000rad 의 방사선을 5-6주 동안 쪼이게 되면 약 95%에서 불임을 초래하며 이보다 적은 양에서는 장기간의 무월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사능 노출로 인한 다음 임신에서 유전적 질환 발생률은 크게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 방사능 노출 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임신 중 방사선에 노출되면 태아에게 세포를 죽이는 효과 (Cell killing effect) 와 DNA 손상 복구 부전으로 인한 암 유발이 일어 납니다. 세포를 죽이는 효과는 일정 수준 이하의 노출에서는 영향이 없다가 그 이상이 되었을 때 나타나며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정도가 심각해집니다. 반면에 DNA 복구부전으로 백혈병, 암 등은 발생하는데 특정 역치값이 없이 노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영향이 증가합니다.
임신 중 방사선 노출 시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 중 어느 시기에 노출 되었는가와 흡수된 양의 정도 입니다. 임신 4주 이내에 노출되는 경우 세포의 수가 적고 태아의 주요 기관이 형성되기 전으로 착상이 되지 않거나 임산부가 임신을 인지하기도 전에 유산되는 경우가 증가합니다. 기형아 발생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임신 5주에서 10주 사이(수정 후 3주에서 8주)에는 태아의 주요 기간이 형성되는 시기로 기형 발생에 민감합니다. 방사선 노출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기형으로는 외부생식기 형성부전, 소두증, 구개열, 소안구증, 망막의 색소 침착, 백내장, 골격계의 기형 등이 있다. 태아의 자궁내 발육 지연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역학적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기형의 유발은 100-200mGy 이상 노출 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 mGy 정도의 양은 대략 골반부위 전산화 단층 활영 (CT) 를3회 이상 시행하거나 복부, 골반부분을 일반적인 x-ray 로20회 이상 촬영해도 도달하지 못하는 양이다. 이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 방사선양의 증가함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증가합니다.
임신 10주에서 17주 (수정후 8주에서 15주) 사이에 노출된 경우에는 태아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시기는 태아의 신경 줄기세포가 활발하게 분화 증식하는 시기로 정신지체, IQ 저하를 볼 수 있습니다. 원폭 투하 후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에 1000mGy 이상 노출 시 IQ가 30정도 감소하였습니다. 임신 18-27주 (수정 후 16주 - 25주) 사이 노출 시에도 고용량의 방사선 노출 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나 동일한 결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임신 10주에서 17주 노출 시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방사선 노출이 필요했습니다. 임신 18주 이후부터 임신 말기로 갈수록 방사선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듭니다.
임신 18주이후에는 흉부 X선 촬영의 5,000배 이상의 고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으면 태아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다. 이상의 고용량에 노출되었을 때는 산모가 급성 방사선 중후군을 보일 수 있습니다. 임신 28주 이후에는 태아에 대한 방사선 효과가 신생아시기와 비슷한 정도입니다. 즉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며 평생에 걸쳐 암이 발생할 위험도만 약간 높아집니다.
한번에 흉부 X-선 촬영의 500배 이상의 방사선이 산모에 노출되면 태아가 태어나서 평생에 걸쳐 암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임신 중기 이후라 하더라도 500 mGy 이상 급성으로 노출 시에 정신지체, 성장 지연 등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진단적 목적의 방사선 노출은 대개 50 mGy 이하이며 일회성으로 다량 노출받는 것이 아니고 소량으로 여러 번에 걸쳐 받게 되므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방사선 노출은 저용량의 만성적 노출보다는 일회성의 고용량의 노출의 영향이 훨씬 큽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와 같이 예기치 않은 방사선에 피폭시의 주의 사항은 임산부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오염이 의심되는 경우 샤워로 전신을 씻어냅니다. 몸을 너무 강하게 문지르다가 상처가 나면 내부 오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시 피폭의 위험이 있는 경우 코와 입, 상처가 있는 부위는 젖은 수건으로 덮습니다. 옷은 피부가 드러나지 않는 복장으로 바람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방사선에 노출되었다고 생각되는 임산부의 경우 태아 기형과 암 발생에 관한 두려움 때문에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사선량 노출에도 일부 임신 중절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신 주수에 따라 태아에 미치는 정도가 다르고 노출된 양이 적을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상담을 통하여 임산부의 기형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불필요한 인공 임신 중절을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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